누군가는 말한다
남들에게 관심받고 싶어서 프로필사진을 꾸미고 상태메세지를 수정한다고
그 대상이 이성친구든 가족이든
다들 마음속에 대상을 만들어놓고 내 상태는 이러하니까 보라고 수정하는 거라고
물론 나도 그랬다
하지만 갈수록 나는 조금 달랐다.
나에게는 프로필 사진과 상태메세지의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다.
내게
프로필사진과 상태메세지는
"그저 내가 이런 사람이다"
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고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었다.
음...........
같은 내용인가?
사실 다른데......................
설명을 잘 못하는 걸 보니
아직도 나는 나를 잘 표현할 줄 모르나보다.
해를 넘기고 2016년에 나는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다.
아주 조금 있는 실력으로
남들이 들으면 그래도 나름 "우아"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직장에 입사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나에게든 남에게든
누군가의 말 한마디는
또 다른 이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날카로운 시선이 되었고
굳이 생길 필요 없는 선입견은
근무하는 내내 내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었다.
그렇게 우와하는 직장은
내게 양날의, 양날의 검이나 창과 같은 그런 존재로 자리잡았다.
기술을 배우겠다는 포부로 들어왔지만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로 마음을 다 잡았지만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미운털이 박혀 있었고
프로들의 세계는 갓 태어난 나보고 뛰라고 강요했다.
나쁘지 않았던 실력은 그런 환경을 견디지 못한 채
의심에 의심을 받아 바닥을 치며 떨어졌고
매일매일 감정의 기복은 새롭게 요동쳤다.
희망사항과 희망고문
내게 새로운 직장은 그런 곳이었다.
살기 위해 들어간 사람을 죽이려는 그런 곳
현실을 살아야하기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의)
이름도 바꿔야만 했다
(남들이 보기엔 '그깟 SNS속 이름이 무슨 대수냐?' 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내겐 자율성 박탈과 나를 잃는 기분이 들어 혐오스러운 기억이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극복
하고자 상태메세지를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나날이 불안했다.
그렇게 나는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꽤 오랜시간 유지했던 프로필 사진
그저 내 마음만 보고싶지만
차가워지기도 힘들고
뜨거워지기도 어려운
가여운 나
상태메세지 역시 그대로를 반영했다
차갑게 뜨겁게
매일매일이 새로운 감정기복은
그 어떤 상황이든 바꾸고 싶었지만
그래서 프로필이나 상태메세지를 바꾸고 싶어서
카카오톡에 들어갔지만
그 상태말고는 지금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사진이나 문구가 없었다.
애정전선 역시 마찬가지였던 날들이다.
오랜시간 함께했던 연인은 진작에 헤어졌고
여러 차례 스쳐지나간 인연들은 있지만
말 그대로 지나간 인연
이따금 떠오르는 기억으로
더 마음을 다잡은 나의 상태메세지는
for me
for you
란 문구로 굳어져가고 있었다.
어깨를 스쳐도 인연이라고
내게 다정했던 그 사람들이
내 마음에 닿지 않아 떠났다 하더라도
소중한 사람을 만나
더없이 큰 사랑을 받길 바라는 마음에
염려하는 마음을 받으며 나아가길
그렇게 바랐다.
업무는 나날이 어려웠고
나에겐 일에 대해 더 집중할 필요가 생겼다.
디테일의 차이가 성공을 만든다
라는 문구를 상태메세지에 담으며
부족한 실력을 채워가던 어느 날
그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가족이 아닌 사람 중에서
나를 가장 가까이 봤던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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