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
이 것을 밝히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내가 믿는 것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내가 그 종교, 신앙을 부끄럽게하는 표본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너가 뭐라고 그 '큼'에 흠집을 낼 수 있겠냐고
나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타인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음을 뜻하기도 하지.
머리는 이해가 된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내 신앙을 밝히기 무서워진다.
나로 인해 발생될 보잘 것없는 영향력이
어디까지 갈 지 모르니까
이제는 나를 생각하기로 했다.
뭐 카카오톡의 상태메세지나 프로필사진은
나를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보는 거니까
이로 인해 나를 오해하거나
혹은
나를 경멸할 사람이라면
그만큼의 크기겠지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니까
그렇게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나의 힘듦이
내 신앙과 무관하지만
나의 힘듦이
내 신앙 때문이더라도
나의 힘듦을
내 신앙으로
나의 힘듦을
나로써 이겨내겠다고
누가보면 정신승리일 수 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이것이 나인 것을
그렇게 잊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힘들어해도
나는 조금씩 이겨내는 힘을 찾아갔다
확실히 그때는 내가 너무 힘들었던건지
알 수 있었다
시편 126편 4절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들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보내소서
시편143편 1절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며 내 간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의 진실과 공의로 내게 응답하소서
상태메세지는 약자로만 쓰여있었지만
난 내 과거가 보낸 뜻을 알았다
나 그 사람을 많이 사랑했구나
프로필사진도 바꿨다
원망이었을까 고난이었을까
행복을 빌었지만
행복하지 않길
아주 간절히 간절히 바랐던 그 기억
한 밤중
울며불며
나 혼자 숨죽인 방안에서
프로필사진을 바꾸었던 기억
엄청 찌질해보이는데
이런 문구들은 왜 그렇게 마음에 들어
저장해놨던건지
마음을 후벼팠기에
이렇게 프로필 사진을 바꾸며
이불속에서 눈이 뚜댕이가 되도록 울었다.
어떤 날엔 나의 마음이
그사람에게 닿아
돌아오길 바랬다.
그래서
내 거짓말이
그 사람에게 걸리길 바랐다
이렇게 속없이
이렇게 프로필사진을 바꾸며
응답없는 폰을 어루만졌다
알지만
아픈 이 시간이
부디 조용히 지나길 바라며
[플상미] 나만의 혼란시기 2016년과 2017년 그리고 하이라이트 (0) | 2023.06.26 |
---|---|
[플상미] 걸러야 한다는 여자들의 프로필 사진 (0) | 2023.06.26 |
[플상미] 돌아본 나의 과거는 애잔함만 남은 상처투성이었다 (0) | 2023.06.24 |
[플상미] 숨겨진 일기장과 같은 상태메세지와 프로필 사진 (0) | 2023.06.23 |
[플상미] 미쳐버린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까 (0) | 2023.06.22 |
댓글 영역